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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투고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치밀한 마케팅 전략

by Choi Seung Hyeok 2021. 9. 11.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치밀한 마케팅 전략

소비자와 마케팅 - 감정 소비

by최승혁1분전

 

1) 사회주의의 심장에 맥도날드 1호점이 문을 열었던 당시 사진. Moscow, Soviet Union in 1990.1.31

 1990년 1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의 가장 강력한 적수였으며, 바르샤바 조약 기구를 결성해 미합중국을 주축으로 한 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와 대립했던 사회주의 초강대국 소련. 그 심장인 모스크바에서 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맥도날드 모스크바 1호점이 떡하니 자리잡게 된 것이다. 생산 수단의 사회적 소유화를 통한 비권력 체제와 평등한 세계를 부르짖던, 마르크스의 역설적인 사회주의는 1991년 소련의 붕괴로 실패한 체제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했다. 이후 우리는 현재 2021년, 시행착오를 거치며 발전한, 시장 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에서 살아가고 있다. 

 

 

2)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와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Moscow, Soviet Union, 1991.

 

 

3) 미합중국 경제의 중심이자, 세계 경제의 중심인 월 스트리트 가이다. 

 

 자본주의 내 경제활동의 3 요소는 무엇인가? 생산, 분배, 소비이다. 기업들은 생산을 통해 재화나 서비스를 창출해내고, 분배를 통해 노동자들에게 생산을 통한 대가를 나누어준다. 그리고 생산의 주체이자 소비의 주체인 가계가 기업의 생산 가치들을 소비한다. 큰 흐름이다. 그 흐름 내에서 돈이 흐른다. 

 재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기업으로서는, 소비자들이 자사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큰 과제이다. 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진보된 기술력을 가지고, 타 기업보다 더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내면 그만일까? 아니다. 그것은 그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그런 우수함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마케팅, 즉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 마케팅은 제품의 질만큼이나 중요하다.

 

 

4)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페 브랜드인 친숙한 스타벅스. 우리는 쉽게 스타벅스의 그린 컬러와 로고를 떠올릴 수 있다.

 

 시장은 마케팅 전쟁이다. 기업들은 마케팅에 많은 비용을 투자해 연구하고, 실행한다. 즉, 인상깊은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사력을 기울인다. 삼성의 뚜렷한 푸른색 로고, 스타벅스의 편안한 초록색 컬러, 정유회사 S-OIL의 캐릭터 구도일.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이미지를 각인시켜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든다. 치밀한 마케팅의 일환인 것이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니즈(Needs), 주 고객의 연령층, 최신 트렌드등 다양한 부분에서 면밀히 조사하여 그에 걸맞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다. 그리고 다양한 매체와 방식을 통해 이목을 끌며, 또는 은밀히 우리의 두뇌에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5) 서울의 밤. 마천루의 불빛이 밤하늘에 별을 수놓은 듯 하다.

 

 서울을 가본 적이 있다면, 서초구의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가 마치 신사동 가로수길의 은행나무처럼 늘어선 대로변을 걸어다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도 소리 없는 기업들의 마케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나가는 버스 옆면의 광고판, 기업 본사의 거대한 전광판, 빌딩에 걸린 거대한 현수막, 강남역 기둥 사면과 벽에 늘어선 디지털 광고판….. 셀 수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우리는 이 수많은 정보를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기억한다. 마케팅의 힘이다.

 

 

6) 마케팅은 소리 없는 전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지속적이고 끊임없는 훈련을 하게 된다. 심지어 자신들이 훈련을 하고 있는지도 인지하지 못한다! 아이들은 유아기,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까지 성장하는 동안 수많은 자극을 접하고 그와 관련된 뉴런이 생성된다. 특히 어린 시절, 뉴런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시냅스를 이루고, 경험에 의해 선택적으로 발달하게 된다. 마케터들은 이 점을 치밀하게 파고든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아무것도 모른 채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훈련은 시작된다. 아이의 순수한 호기심을 광고영상, 노래, 묶인 풍선 다발, 직접적인 체험 등 오감을 이용해 자극한다. 이것은 마치 훈련과 같다. 이런 경험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어 성인이 되어서 자연스럽게 찾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그에 그치지 않고 부모님의 소비까지 영향을 주게 만든다. 이것은 조르기의 힘이라고 불린다.

 마케터들은 또다른 주요한 타겟은 무엇일까? 여성이다. 여성들은 보통 정서에 더 민감하다. 또한 자신의 필요 제품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의 필요 제품도 구매한다. 부재자 쇼핑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 기업은 오프라인 매장에도 부단한 노력을 쏟는다. 대형마트의 대명사인 SSG의 E마트와 백화점의 대명사인 현대백화점의 매장의 일부분만 보아도 이를 알 수 있다. 

 

 

7) 친숙한 대형마트인 이마트. 동탄, 대한민국.

 

 신경과학과 마케팅을 결합한 뉴로 마케팅의 목적은 결국 이성의 기저에 깔린 감정에 호소하여 소비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생각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무지를 자각한 것과는 다르게, 사람들은 모른다는 사실을 모른다. 무의식 속에서 어떤 수많은 생각들이 흘러가는 지 모르기에,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의식이 생각의 전부라고 믿는 것이다. 감정 마케팅은 무의식을 자극하여 소비하게 만든다. 그리고 심지어 자신들이 자신의 합리적인, 의식을 통한 판단으로 구매하였다고 믿게 만들기까지 한다.

 

 

8) TV 홈 쇼핑은 성문을 돌파하는 묵직한 공성추와도 같다.

 

 소비자는 보통 4가지의 목적으로 소비를 한다. 그것이 필요하거나, 이미 고장났거나, 더 낫거나, 또는 아무 이유없이 소비한다. 소비의 이유로는 불안, 우울, 화 등이 있다. 이런 목적과 원인은 마케팅의 기초가 된다.

 홈쇼핑이 불안을 이용한 감정 마케팅의 대표주자이다. 한가로운 저녁, TV를 틀자 한 채널에서 우연인듯 홈쇼핑 광고를 하고 있다. 쇼호스트의 감미로운 말을 듣고 있자니, TV를 틀기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구매 욕구가 솟아오른다. 갑작스레 저 물건이 없으면 안될 것 같고, 나의 윤택한 삶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바닥이 훤히 보일듯한 통장의 잔고를 상기하며 아직 구매를 망설인다. 이를 당연히 예상했다는 듯이 쇼호스트는 굳건한 성채의 성문을 사정없이 두드리기 시작한다. 한정 수량, 한정된 시간, 무이자 할부, 폭발 직전의 시한폭탄처럼 내려가는 타이머는 나를 불안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동공은 떨리고, 발은 동동 구른다. 무자비한 공성 전술에 결국 성문을 열고 백기를 들고 만다.

 

 

9) 청소년기는 누구나 거치게 되는 질풍노도의 시기이다.

 

 이 외에도 대인 관계에서 비롯한 불안감을 인위적으로 발생시켜 돈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청소년기의 또래 집단을 이용한 전략이 대표적이다. 청소년기에는 자아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이 과정에서, 또래 집단에 영향을 받는다. 친구들이 어떤 패딩을 입고, 무슨 휴대폰을 쓰고, 어떤 놀이를 하는지 등 수많은 부분에서 크게 영향을 받는다. 수십만원 대를 넘나드는 노스페이스 패딩이 대표적이다. 비합리적인 가격이나, 자신의 친구들이 오리털 대신 지폐로 빈틈없이 채운듯한 패딩을 입고 있는 것을 발견한 아이는 며칠이 지나도록 자신의 어머니에게 사달라며 조른다. 어느 새 아이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여 패딩을 입고 친구들과 어울려 다닌다. 그리고 이것을 또다른 아이가 보고서 자신의 조르기 리스트에 한 항목을 추가하는 것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추가적인 비용 없이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참신한 전략이다.

 

 

10) 신용 카드는 현대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결제 수단이다.

 

 성인들을 위한 전략도 당연히 준비되어 있다. 바로 현대 사회인의 필수품, 신용카드다. 이제는 신용카드, 나아가 전자 결제까지 보편화되어 있다. 한번만 긁으면,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빠져나간다. 우리의 뇌는 현금을 사용할 때와는 다르게, 마비된 것처럼 무감각해진다. 신용카드는 긁고 나서 다시 돌려받는다. 즉 자신의 손에서 빠져나간 것은 없다. 다만 이번 달의 신용카드 고지서에 한 줄이 더 올라갈 뿐이다. 

 본인은 아직 고정적인 수입이 없으므로 신용카드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체크카드를 사용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종종 한다. 체크 카드는 통장의 잔고가 없다면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덜하다고 볼 수 있다. 허나 금전 액수에 무감각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체크 카드를 쓰기 전 현금을 쓰던 때와는 달리, 카드를 사용하면 무분별하고 과도한 소비를 하기 십상이었다. 현금으로 지불했다면 손이 사시나무처럼 떨렸을만한 액수를 카드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불한다. 필수적이지도 않은 제품들을 뭔가 조금이나마 편해질 것 같다는 이유로 무심코 구매하고 자신의 집의 “사용 안하는 물건들의 탑”에 한 층을 더 쌓는다. 그리고 어느샌가 통학 교통비를 지불할 돈조차 없는 자신의 통장 잔고를 보며 다시는 과소비를 하지 않으리라는 깊은 뉘우침과 진실된 다짐을 매월 끊임없이 하게 된다. 끝없는 욕망의 굴레에 빠져 살아가는 자본주의 현대인은 비단 나 뿐만이 아니리라 예상한다.

 

 

11) 이 험난한 사회에서 상처 입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가시투성이 사회를 살아가며 우리는 끊임없이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다. 타인으로부터, 자기 자신으로부터 말이다. 심한 경우 우울감이 지속되어 우울증을 앓기도 한다. 마케팅은 비어버린 자존감의 그릇을 더 많은 돈으로 채워넣을 것을 권유하고 유혹한다. 자존감은 사람에게 있어서 대단히 중요하다. 자기 자신이 가치있다고 느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이 자존감이 낮아질 경우, 사람들은 외부에서 가치를 찾아내기 시작한다. 자신의 허전함과 공허함을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매주마다 새로운 옷을 사고, 얼마 쓰지도 않은 다이어리를 버리고 새 다이어리를 구매한다. 애석하게도 이러한 노력은 자신을 완전히 만족시켜주지 못한다. 소비한 당장에는 신나고 기분이 좋을지 모르겠으나, 곧 이런 기분은 사라지고 없어졌다고 생각한 우울감이 어느새 자신의 자리를 차지한다. 이런 슬픔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소비를 하게 된다. 밑빠진 항아리에 계속해서 물을 들이붓는 것이다. 사람들이 바라는 이상은 이를 더 부추긴다. 자신이 바라는 모습은 저 지평선 너머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있지만, 자신은 언제 저 너머에 도달할지도 모르는, 지금까지 얼마나 왔는지도 모를 구불구불한 외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을 더욱 정서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더욱 자신을 부풀릴 수 있는 물건들에 과도한 지출을 하게 되고, 심각할 경우 중독으로 이어져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만들 수도 있게 된다.

 

 오늘날의 사회에서 소비는 필수불가결하다. 하지만 필수적인 소비가 아니라, 자신의 허전함과 기분을 채우기 위한 과도한 소비는 우리를 진정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더 많은 돈이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행복에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이는 GDP가 높은 선진 국가가 오히려 GDP가 훨씬 못 미치는 국가보다 행복 지수가 낮은 경우도 있다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돈이 많고 소비를 많이 하는 것이 행복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12) 행복이란 무엇일까? 우리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고 찾아나가야 하는 질문이다.

 

 본인의 생각으로는, 자신이 진정으로 가치있다고 생각되는, 온전히 자신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즐거운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내면을 풍족하게 채워주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무분별한 소비를 통해 슬픔의 늪에 빠져들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각자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야한다.

 

 

 

 

 

참고 자료 출처:

 

1)https://cde.news/on-this-day-in-1990-mcdonalds-opened-its-first-restaurant-in-the-soviet-union/ On This Day In 1990, McDonald’s Opened Its First Restaurant In The Soviet Union, CDE News.

 

2)https://www.nytimes.com/2017/08/28/opinion/cold-war-american-soviet-victory.html 

The Cold War and America’s Delusion of Victory, The New York Times.

 

3)https://www.globaltimes.cn/page/202102/1214876.shtml 

Wall Street soars, deepens America’s divisions, Global TImes.

 

4)https://www.businessplus.kr/news/articleView.html?idxno=21979

‘코로나 충격’에 스타벅스도 휘청 - 비즈니스플러스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세계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가 충격을 받았다. 중국 매장 매출이 대폭 줄었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달 스타벅스 중국 매장(13개월 이상 운영 매장) 매출은

www.business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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